EN KO

2023년 10월

평화 구축을 위한 기업의 역할

이미 코로나19와 기후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전 세계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도 장기화되거나 지역 전체로 번지는 경우 엄청난 인명 피해와 함께 경제적 혼란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며, 36만 명에 달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이 군 복무를 위해 직장과 사업을 그만두어 경제의 일부가 멈춰 서고, 기업가 정신 강국인 이스라엘은 성장의 동력이었던 기술 산업 둔화로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가자지구 봉쇄와 서안지구에 대한 규제 강화가 민간 부문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기업도 평화의 중개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내전, 테러, 폭력 등이 증가하면서 2023년 세계 평화 지수(Global Peace Index)는 9년 연속 악화되었으며, 폭력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약 17조 5천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이는 전 세계 GDP의 13%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자, 1인당 비용으로 환산 시 2,200달러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분쟁의 영향은 빈곤층에 더욱 크게 작용하며 경제 개발을 악화시킵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빈곤층의 거의 절반이 분쟁의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살 것으로 예상되며, 분쟁이 가장 심한 10개국에서는 폭력으로 인해 평균 34%의 GDP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한편 평화 구축 또는 평화 유지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군사 비용의 0.4%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제는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유엔과 세계은행이 진행한 평화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국제 사회는 폭력적인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구축하는 데 다시 집중해야 하며, 이를 통해 연간 50억 달러(한화 6.8조 원)에서 700억 달러(한화 95조 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기업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더불어 평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지만, 평화 구축에 참여하는 것은 생각에 그치기 마련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지체 말고 실천해야 할 시간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기업이 평화 구축을 위해 실행할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1) 새로운 지역 탐색

분쟁 피해 지역에 비즈니스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보안 리스크, 비용, 평판에 대한 우려로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분쟁 취약지역에는 건재한 기업이 부재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기업의 존재 자체가 평화 구축에 긍정적인 기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선의를 가지고 사업을 하더라도 의도치 않게 분쟁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개발, 인도주의, 평화 활동가들과 협력하여 현지의 분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고려가 바탕이 될 때 기업은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됩니다.

50년간의 분쟁을 마친 콜롬비아의 커피를 국제 시장에 공급한 네스프레소의 노력을 보면, 취약한 지역에서 사업을 했을 때의 이점을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평화 협정이 체결된 후, 네스프레소는 분쟁에 가장 취약한 카케타(Caqueta) 지역에서 커피를 조달하기 시작했습니다. 농부들과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회복력이 강화되고 기업은 고품질 커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습니다.

2) 사회적 경계를 넘어선 채용

기업은 채용을 통해 사회적 긴장을 완화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역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갈등의 원인 중 하나인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집단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 간의 관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집단에 혜택을 주면 반감을 불러 일으켜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수십 년 동안 무장 강도, 총격, 매복이 빈번하게 발생했던 필리핀 민다나오의 다투 파글라스(Datu Paglas) 지방 자치단체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1996년 지역 지도자 토토 파글라스(Toto Paglas)가 라 프루테라(La Frutera) 바나나 농장을 설립했을 때, 그는 기독교인이 무슬림보다 더 높은 직위에 고용되면서 해당 지역의 종교 및 사회경제적 갈등이 더욱 악화되었다는 점을 인식했습니다. 이에, 그는 전직 전투원 출신 무슬림을 최고 감독관으로 임명하는 등 무슬림을 고위직에 고용하고 지역사회가 의심과 적대감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관행을 마련하였습니다. 그 결과, 직장을 넘어 지역사회에서 까지도 여러 관계가 개선되었고 이는 지자체의 변화까지 이끌게 되었습니다.

3) 정보 공유

기업은 사업 운영 지역의 보안, 경제 및 사회적 역학 관계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보로 간주되어 비공개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평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험성 평가를 국가 정부나 관련 국가 주체와 함께 공유하여 긴장을 완화하고 폭력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업계의 주요 측면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 갈등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기업은 투명성에 대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투명성 이니셔티브를 추진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채굴산업 투명성 이니셔티브(Extractive Industries Transparency Initiative, EITI)는 채굴 산업의 계약, 생산, 수익 징수 및 배분, 사회 및 경제적 지출에 관한 정보 공유 표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각국의 다중 이해관계자 집단의 감독을 받습니다.

평화와 안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CEO

한편, 급격히 증가하는 복합적인 글로벌 과제들로 인해 기업 경영진들은 새로운 차원의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야 합니다. 사회적 기대와 기업의 필요에 따라 점점 더 많은 CEO들이 더욱 광범위한 리더십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인권을 지지함에 있어서도 기업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CEO들은 평화와 인권에 대해 더 목소리를 내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유엔글로벌콤팩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모든 CEO(93%)가 평화, 정의, 강력한 제도(SDG 16)를 유지하는 데 민간 부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이러한 신념의 일환으로, 인권 침해 완화를 위해 인권 실사를 실시하는 기업도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분쟁과 인권에 관해 기업이 강력히 대응한 사례를 다음과 같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여, 많은 서방 기업들이 전례 없이 즉각적이고 자발적으로 러시아에서 철수했습니다.
  • 중국 면화 산업의 강제 노동 혐의에 대응하여, 많은 서방 의류 브랜드들이 해당 면화 공급업체들과 거래 해지를 단행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 미얀마 군사 정권의 폭력에 대응하여, 주요 다국적 기업들이 미얀마에서 철수했습니다.

유럽연합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CSDDD)과 같이 인권 영향 공개를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정이 등장함에 따라, 앞으로 기업들의 강경한 대응 추세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유엔글로벌콤팩트는 평화를 위한 비즈니스(Business for Peace) 플랫폼을 운영합니다. 본 플랫폼은 기업이 직장, 시장, 지역사회에서 주도적으로 평화를 증진할 수 있는 구체적 실행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2013년 반기문 前 유엔사무총장에 의해 제의되었습니다. 한국 등 37개국의 150여개 기업 및 산업협회로 구성된 평화를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해, 고위험 및 분쟁 영향 지역에서 유엔글로벌콤팩트의 10대 원칙 이행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며 평화 증진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평화 위에 지속가능한 발전이 세워진다는 점을 기억하며, 기업들이 연대하고 투자하고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참고자료]

청년들의 글로벌 기후 행동 사례

기후 재앙에 맞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청년들이 기후 행동을 촉진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청년들은 목소리를 높여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추진하는 청년 주도 이니셔티브를 소개합니다.


변화의 촉매제인 청년 Youth as catalysts for change

청년들은 거대한 기후변화 문제에 직면해 변화의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헌신과 창의적인 전략은 효과적인 활동을 만들어 내고, 전 세계의 인식을 제고합니다. 또한 기후 파업, 공공 시위, 인식 제고 캠페인, 예술적 표현을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의사 결정권자들과 소통하여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정부와 지역사회가 행동을 취하도록 영감을 줍니다. 청년들의 열정과 헌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누구든 기후변화에 맞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전 세계 청년들은 첨단 기술과 순환 경제 모델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모든 청년 주도 프로그램은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청년들이 참여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어린이 및 청년 파빌리온(Children and Youth Pavilion)과 샤름 엘 셰이크 청년 기후 포럼(Sharm el-Sheikh Youth Climate Forum)은 청년이 정책 입안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었으며 청년은 변화의 주체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들의 로비를 통해 손실과 피해 기금이 설립되었고, 적응기금(Adaptation Fund)에 대한 서약이 증가하였습니다.

청년들은 기후변화가 환경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사회 정의의 문제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기후 정의, 포용적 교육, 정신 건강 지원, 글로벌 협력을 우선순위에 둠으로써 시스템적인 불평등을 해결하고 미래 세대가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운동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생각을 행동으로 전환하기 Transforming awareness into action

청년들은 혁신, 지속가능한 실천, 옹호, 지역사회 참여 등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기여합니다. 아래의 이니셔티브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이끌고,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청년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플라스틱 없는 7월 캠페인(The Plastic Free July campaign)]

플라스틱 없는 7월 캠페인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레베카 프린스-루이즈가 시작한 글로벌 운동으로 190개국에서 1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플라스틱 없는 7월’은 가정, 직장, 학교, 카페에서 매일 발생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정보와 제안을 제공합니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ForFuture)]

2018년 8월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젊은 활동가들이 3주 동안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 재앙에 대한 무대책에 항의를 한 것을 계기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캠페인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전 세계 7,500개 도시에서 1,4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

오션 클린업의 창립자인 보얀 슬랫은 해양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개척하였으며 204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을 90%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은 세계의 젊은 환경운동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습니다.

[플랜트 포 더 플래닛(Plant-for-the-Planet)]

플랜트 포 더 플래닛은 기후 재앙과 생물 다양성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산림 생태계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단체는 청년의 역량을 강화하고, 복원 연구를 수행하며, 생태계를 복원하고, 전 세계 조직에 무료 소프트웨어 도구와 복원 가이던스를 제공합니다. 플랜 포 더 플래닛을 통해 현재까지 75개국 1,752개 아카데미에서 95,898명의 청년이 기후 재앙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모의 COP(Mock COP)]

모의 COP는 청년의 기후 역량을 강화하고 기후 의사 결정에 있어 그들의 목소리를 확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단체입니다. 진취적인 정책을 옹호하고 효과적인 기후 행동을 위해 지도자들과 협력하면서 글로벌 움직임을 활용합니다.

[기후 행동 및 옹호 클럽(The Climate Action and Advocacy Club)]

기후 행동 및 옹호 클럽은 청년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해 알리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설립된 일반인 수준의 교육 및 행동 캠페인입니다. 아루즈 칼리드가 이끄는 이 프로그램은 저소득 지역사회의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기후 교육, 리더십 훈련, 지역사회 중심 이니셔티브에 대한 기금을 제공합니다. 이 이니셔티브는 청년의 목소리를 강화하고, 주체성을 개발하며, 파키스탄 청년들 사이에서 기후 행동 문화를 장려합니다.

[그린스쿼드(GreenSquad)]

2017년에 파하드 리즈완이 설립한 그린스쿼드는 친환경 솔루션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는 파키스탄의 단체입니다. 폐기물 관리, 도시 조림, 토지 복구 및 서식지 복원을 다룹니다.

공동 임팩트를 위한 청년 역량 강화 Empowering youth for collective impact

공동의 임팩트를 형성하고 기후변화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효과적인 기후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주어야 합니다. 정부, 단체 및 관련 플랫폼은 선배 기후 운동가들이 청년들의 옹호 여정을 안내하고 훈련할 수 있는 포용적인 교육 자료,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젊은 활동가들에게 필요한 리더십 기술, 전략적 지식, 옹호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기후 행동에 대한 청년들의 영향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청년들에게 기후 관련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회의 및 포럼에 참여하고 의사결정권자들과 소통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정책 및 활동에 실제적으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청년이 중요한 파트너로서 인정받고 그들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적절한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소셜 미디어는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자료를 공유하며, 지지세력을 모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젊은 활동가들은 관심을 사로잡는 디지털 스토리텔링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의 필요성을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다른 사람들이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플루언서, 기후 관련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인포그래픽, 블로그, 영화 등 디지털 자료를 제작 및 공유함으로써 더 많은 청중에게 기후 행동 운동을 알릴 수 있습니다.

※ 본 게시글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게시글을 UNGC 한국협회가 국문으로 번역 및 재편집한 자료입니다.
(원문: How today’s youth are taking the lead in global climate action. July 12,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