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Q+(성소수자)와 동행하는 기업 시민의식
지난 20년 동안 기업 시민의식(Corporate Citizenship)은 빠르게 발전해 왔으며, 오늘날 선도적인 기업들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직원, 고객, LGBTQ+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위한 복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LGBTQ+가 처해있는 열악한 정치적, 문화적 환경 가운데 포용성과 소속감을 증진시키는 비즈니스 전략을 운영함으로써 기업의 고유한 가치를 실현하고 수익도 증진할 수 있습니다. Human Rights Campaign(HRC) ‘LGBTQ+(성소수자)와 동행하는 기업 시민의식’ 보고서는 기업의 LGBTQ+ 얼라이십 증진을 통해 기업 시민의식을 실천할 수 있는 6가지 축(pillars)을 제시합니다.
* Human Rights Campaign(HRC)은 미국내 최대 규모의 성소수자 인권 보호 단체로 동성 결혼, 차별 및 혐오 범죄 방지법, HIV/AIDS 인식제고 등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1. 인력(Workforce)
비즈니스 리더들은 더욱 많은 지원자를 모집하고, 채용하며 승진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위해 LGBTQ+ 커뮤니티에 소속된 근로자를 이해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포용적인 사내 인력 정책과 관행 구축을 통해 혁신을 도모하고 직원 복지를 증진하는 것은 LGBTQ+ 기업 시민의식의 핵심 요소이며, 이는 채용 개선, 이직률 감소, 생산성 향상과 같은 이점을 촉진합니다. 기업이 효과적인 DEI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차별 금지 정책, 모두에게 공평한 복지제도, LGBTQ+ 직원과 그 가족에 대한 지원까지 전반적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국제 사무기기 회사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IBM)은 성소수자를 위한 포용적인 직장문화 구축을 위해 전 세계 40개국 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스스로 밝힐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직원들이 다양한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8가지 세부 옵션(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등)을 제공하는데, 동료 또는 부서 관리자는 열람이 불가하고, 해당 데이터는 오직 사내 복지 정책 및 인사 담당자 등 조직 운영을 위해 극히 제한된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2. 공급망(Supply Chain)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 문제를 모니터링하고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업은 공급업체와 협력업체 전역에 LGBTQ+ 관점을 도입하여 LGBTQ+ 안전과 포용이 확보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LGBTQ+ 커뮤니티에 소속된 협력업체를 직접 찾고 이들을 지원함으로써, 공급내에 포용성을 확립하고 동 커뮤니티내 이해관계자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LGBTQ+ 관련 인권 정책을 도입하여 공급망 전반에 걸쳐 LGBTQ+ 직원의 건강, 안전, 복지를 보호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과 같은 기존 지침서를 활용하고, LGBTQ+ 소유의 공급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공개적인 공약을 이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은 실사를 통해 위험을 식별 및 완화하고, LGBTQ+ 직원을 위한 소통 및 내부보고 메커니즘을 촉진해야 합니다.
독일의 종합화학회사 Bayer의 경우, 모든 업무에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은 용인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한 인권 정책을 수립 및 공표하였습니다.
3. 제품 및 서비스(Products & Services)
기업은 LGBTQ+ 소비자를 이해하고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리한 입지에 있습니다. 특히 LGBTQ+ 커뮤니티 내의 여러 정체성의 교차성(intersectionality)을 이해하고, 불필요한 성별 이분법을 식별하며, LGBTQ+ 창업자와 혁신 사업을 발굴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온라인 공간이 LGBTQ+ 대상 점점 더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고, 이로 인해 LGBTQ+는 가짜 정보와 혐오 발언으로 인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가운데,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기업들은 안전하고 포용적인 온라인 환경 구축을 위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합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고품질의 안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자격이 있으며, 성소수자 및 관련 시장의 성장은 브랜드 충성도와 수익성을 전반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기업은 의도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 디자인에 성소수자를 포함시킴으로써 업계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으며, 동종업계 경쟁사에게도 영감을 주고 격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2022년 Mastercard는, 신용카드 결제 시 고객이 선택한 이름을 반영하여 성소수자 고객과의 밀접한 상호작용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진실된 이름(True Name)’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이러한 상품을 통해, 고객이 자신의 성별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선택한 이름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참여 은행간에 모두 통용될 수 있습니다. Citi, BMO Harris 및 T-Mobile 등 기업이 이러한 성소수자 친화적 상품에 참여하였으며 업계내 광범위한 변화를 촉진했습니다.
4. 마케팅(Marketing)
기업은 역사적으로 마케팅에 LGBTQ+ 스토리텔링을 접목하여 대중의 마음을 바꾸고 우호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왔습니다. 오늘날에는 일회성 캠페인이나 ‘프라이드의 달(Pride Month)’에만 국한하여 이러한 마케팅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시 마케팅 활동으로 LGBTQ+ 스토리를 반영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한편 LGBTQ+ 포용 마케팅 관련 백래시 등 발생될 때가 있으므로, 성소수자에 대한 극단주의를 경계해야 합니다. 이러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혐오에 대한 무관용 정책, LGBTQ+ 파트너 조직 및 개인에 대한 지원, 극단주의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LGBTQ+ 커뮤니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이 취해야 할 중요 요건 중 하나입니다. 에이즈가 유행하던 시절의 컨버스와 나이키의 캠페인, 이케아의 동성 커플 광고와 같은 사례는 대중의 담론에 영향을 미치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줍니다.
미국 의류회사 Levi Strauss & Co는 LGBTQ+ 포용 마케팅을 30년 이상 꾸준히 지속해왔습니다. 2023년 프라이드 컬렉션에는 성별 중립적 의류를 선보이며 포용적인 마케팅과 더불어LGBTQ+ 스토리텔링을 진행했고, 판매 수익금은 아웃라이트 액션 인터내셔널(OutRight Action International)을 지원했습니다.
* 아웃라이트 액션 인터내셔널(OutRight Action International): 1990년에 설립되어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성소수자 인권 보호 및 학대 방지 목적의 비정부기구
5. 기업 자선활동(Corporate Philanthropy)
기업은 성소수자 커뮤니티 지원 등 자선 활동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왔던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자선활동을 통해 기업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불평등을 해소하며, 기업이 활동하는 지역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속 지원할 경우 커뮤니티의 건강, 안전, 성공을 위한 영구적이고 의미 있는 지원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고객과 직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기업은 직접 기부, 재단 보조금 조성 및 기업 후원, 공익 마케팅 캠페인, 현물 기부, 직원들의 자선 기부 촉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비영리 단체 및 지역사회와 파트너십을 맺게 됩니다.
2022년 Pop-Tarts(켈로그 소유 브랜드)는 퀴어 일러스트레이터 Thaddeus Coates의 작품이 담긴 특별한 프라이드 박스를 출시하였으며, 동 행사를 통한 수익을 GLAAD와 4개의 BIPOC 주도 LGBTQ+ 단체에 기부했습니다.
* GLAAD(Gay & Lesbian Alliance Against Defamation): 미국 내 미디어 산업에서 벌어지는 LGBT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동시에 성평등을 증진하기 위해서 설립한 비정부 인권단체
* BIPOC(Black, Indigenous and People of Colour): 백인이 아닌 인종을 가리키는 말
6. 옹호 및 정치참여(Advocacy & Political Engagement)
기업은 연합을 구성하여 집단적인 힘을 만들고, 상황에 따라 공공과 민간 활동을 결합하고, 직원과 고객의 참여를 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야 합니다. 정치 자금 기부 의무가 있는 기업은 특히 ‘LGBTQ+ 평등’이라는 가치와 유관한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내부와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기부 결정에 대한 이유를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기업 전략의 일환으로 정치적 권익 옹호, 특히 LGBTQ+ 권리 옹호에 참여하는 기업이 점차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LGBTQ+ 권리를 지원하는 일관된 정책은 비즈니스 운영과 직원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기업은 진정성 있고 대담한 옹호 전략을 채택하고, LGBTQ+ 단체와 협력하며, 직원 및 고객을 교육해야 합니다.
한편 Human Rights Campaign(HRC)은 ‘카운트 어스 인(Count Us In)’ 서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트랜스젠더 및 논바이너리 직원과 그 가족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100여명이 넘는 미국 고용주가 서명하였으며, 이 서약을 통해 LGBTQ+ 차별 금지 법안에 대한 기업의 통일된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전달하였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LGBTQ+ 직원과 기업 얼라이십(allyship)의 관계 및 기업의 ‘약속 실천(walking the walk)’에 대한 대중의 기대가 커지면서 모범적인 비즈니스 사례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동시에,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DEI에 대한 백래시와 이를 옹호하는 일부 기업의 반발이 이루어지는 환경 가운데 기업이 이러한 반평등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포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상시 명시된 6대축에서의 성소수자 얼라이십 증진을 통해 균형 있는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해 나가기 바랍니다.
※ 본 글와 이미지는 Human Rights Campaign의 LGBTQ+(성소수자)와 동행하는 기업 시민의식 보고서에 수록된 내용을 중점으로 한국협회가 번역 및 편집한 것입니다. 무단 도용을 금하며, 사용 시 출처를 반드시 명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