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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기후 금융 시대의 부패 위험과 기업의 반부패 전략

기후 위기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자금 흐름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기후 금융(Climate Finance, CF)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투자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U4의 최신 보고서[1]에 따르면, 2021-2022년 전 세계 기후 금융은 1.27조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18년 대비 230%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자금은 탄소 배출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기후 적응 프로젝트 등에 투입되며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모두에서 기후 행동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 부패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TI의 2024 CPI 보고서[2]는 부패가 기후 위기 대응에 얼마나 큰 장애물인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조사 대상 180개국 중 123개국이 공공부문 부패인식지수에서 50점 미만(100점 만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의 2/3 이상에 해당합니다. 특히 부패가 심각한 국가일수록 기후 자금이 본래 목적을 벗어나 유용되거나, 정책이 왜곡되어 환경 보호 노력이 약화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미국에서 발생한 6천만 달러 규모의 에너지 기업 뇌물 스캔들로 재생에너지 전환이 지연된 사례는 부패가 기업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잘 보여줍니다. 반면, 덴마크(90점)와 뉴질랜드(88점)와 같은 국가는 강력한 반부패 체계와 기후 정책의 성공적 통합으로 글로벌 모범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업에게 기후 금융은 단순한 투자 기회가 아닌 리스크 관리와 거버넌스의 문제입니다. 기후 금융 프로젝트는 자금 유용, 불공정 경쟁, 법적 분쟁 등의 부패 리스크를 동반하며, 투명성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기업이 부패 스캔들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CPI 2024 보고서는 부패인식지수가 낮은 국가에서 활동하는 기업이 기후 프로젝트에서 평균 15% 더 높은 손실률을 기록했으며, 법적 분쟁 가능성도 2배 이상 높았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기업 실무진이 기후 금융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 부패 위험을 핵심 요소로 고려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기후 금융에서 드러나는 부패 위험

기후 금융의 급증은 부패 위험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U4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2년 기후 금융의 60% 이상이 개발도상국으로 유입되었으며, 이는 기후 적응과 완화 프로젝트에 필수적인 자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자금의 규모와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투명성 부족, 감독 부실, 권력 불균형으로 부패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부문의 부패가 만연한 지역에서는 기후 자금이 목적에서 벗어나 유용되거나, 환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 국가별 부패 정도와 기후변화 대응 역량의 관계 >

출처: Transparency International,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2024

< 국가별 부패 통제 수준과 환경 건강의 관계 >

출처: Transparency International,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2024

CPI 2024 보고서에 따르면, 부패인식지수가 낮은 국가(43점 미만)들은 기후변화 대응 역량(Climate Change Adaptation Readiness)에서 평균 20% 낮은 성과를 보였고, 환경 건강(Environment Health) 지표에서도 15% 이상의 격차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부패가 자금 집행의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환경 보호 노력의 실효성을 약화시킨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는 2023년 5천만 달러 규모의 산림 복원 기금이 지역 관료와 기업 간 뇌물 수수로 70% 이상 유용되면서. 산림 벌채는 오히려 가속화되었고, 지역 주민들은 생계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기업은 이러한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자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둘러싼 정책 왜곡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2024년 초,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할당된 3천만 달러가 불투명한 계약 과정을 통해 소규모 엘리트 집단에 집중되었고, 실제 설비는 계획 대비 40%만 완공되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입찰 참여 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계약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반면, CPI 상위 국가인 노르웨이(85점)는 엄격한 자금 추적 시스템과 공공-민간 협력을 통해 2024년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서 97%의 자금 집행률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기후 금융 활용 사례를 보여주며, 강력한 거버넌스 체계가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성공률을 높인다는 점을 입증합니다. 이러한 사례는 부패가 단순한 도덕적 문제를 넘어 기업의 경제적, 환경적 리스크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기후 금융 프로젝트 참여 기업은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강력한 감독 체계를 갖추는 것이 장기적 성공의 핵심입니다.

기업의 반부패 및 컴플라이언스 대응

기후 금융의 확대는 기업에 새로운 시장과 투자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부패로 인한 리스크도 크게 증가시킵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통계에서도 나타나듯,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법적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기업이 반부패와 컴플라이언스 전략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투자 손실, 평판 훼손, 시장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습니다.

성공 사례 1: 덴마크 재생에너지 기업의 반부패 전략(지역사회 참여 및 기술 활용)

덴마크의 한 재생에너지 기업은 풍력 발전 프로젝트에서 자금 집행 내역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지역 주민과 협력해 입찰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했습니다. 또한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자금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했습니다. 그 결과, 2024년 프로젝트 비용의 98%가 목표에 맞게 사용되었고, 지역사회의 신뢰를 바탕으로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성공 사례 2: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의 반부패 전략(공공-민간 협력과 데이터 기반 감독)

노르웨이의 한 에너지 기업은 정부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서 투명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자금 할당부터 완공까지 모든 과정을 공공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독립 감사 기관의 정기 점검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2024년 프로젝트는 97%의 자금 집행률을 달성하며, 부패로 인한 손실을 1% 미만으로 줄였습니다.

출처: PBS News

실패 사례 1: 미국 에너지 기업의 뇌물 스캔들

미국의 한 에너지 기업은 2023년 재생에너지 보조금 6천만 달러를 둘러싼 뇌물 사건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공무원과의 부적절한 거래로 자금이 유용되었고, 내부 컴플라이언스 체계 부재로 문제가 조기에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법적 제재와 함께 프로젝트가 중단되었으며, 기업은 2년간 정부 입찰에서 배제되는 처벌을 받았습니다.

실패 사례 2: 동남아시아 인프라 기업의 부패 연루

동남아시아의 한 인프라 기업은 기후 적응 프로젝트에서 부패에 연루되어 심각한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2023년, 홍수 방지 댐 건설에 투입된 4천만 달러 중 절반 이상이 불투명한 하청 계약으로 유용되었고, 댐의 완공률은 30%에 그쳤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잃은 이 기업은 이후 국제 투자 유치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출처: World Economic Forum

기업을 위한 실질적 제언

  • ESG와 반부패 통합: ESG 프레임워크에 반부패 요소를 명확히 포함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유니레버(Unilever)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연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투명성 및 반부패 관련 성과를 포함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 공개는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또한 이베르드롤라(Iberdrola)는 ESG 정책에 반부패 관련 지표를 통합하여 기업의 윤리적 성과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기업이 윤리경영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반부패 네트워크 참여 및 글로벌 협력: Transparency International(TI), Partnering Against Corruption Initiative(PACI) 등 국제적인 반부패 네트워크 참여는 모범 사례 습득과 리스크 평가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PACI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산업별 반부패 가이드라인을 공유하고, 고위험 지역에서의 윤리적 비즈니스 운영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TI의 비즈니스 청렴성 포럼(Business Integrity Forum)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국제 표준과 지침을 내부 정책에 적용함으로써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기술 활용: 기업의 재무 관리 시스템에 AI 기반 이상 감지 기능을 도입하여 부패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멘스(Siemens)는 2006년 대규모 부패 스캔들 이후 포괄적인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비정상적 금융 거래를 식별하고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 분야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인증서의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는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는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기후 금융 시대에서 기업의 역할과 책임

기후 금융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의 중심축입니다. 그러나 U4와 TI의 보고서가 명확히 보여주듯, 부패는 자원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위협하는 최대 장애물입니다. 부패로 인한 자금 유용과 정책 왜곡은 환경 목표 달성을 방해할 뿐 아니라, 기업의 재무적 손실과 평판 훼손으로 직결됩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기업들의 성공 사례는 강력한 반부패 체계가 사업 성과와 환경 기여도를 높이는 반면, 미국과 동남아시아의 실패 사례는 부패가 초래하는 막대한 비용을 보여줍니다.

기업의 반부패 노력은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전략적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투명한 자금 관리, 강력한 컴플라이언스 체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은 부패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기업 신뢰도를 높입니다. 특히 부패 인식 지수가 낮은 국가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에게 이러한 전략은 필수적입니다.

기후 금융 시장의 확대는 반부패 체계 구축의 시급성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자금 추적,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 내부고발자 보호 제도 등은 부패를 예방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효과적 도구입니다. 반부패에 대한 투자는 단기 비용이 아닌 기업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장기적 투자입니다.

부패 없는 투명한 기후 금융 생태계 구축은 기업의 생존과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며, 동시에 지구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기업 시민의 역할입니다. 반부패 원칙에 기반한 기업 운영을 통해, 우리는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습니다.


[1] U4 Anti-Corruption Resource Centre – Climate governance in a fast-changing world: Evolving patterns of corruption risks(2025. 2.)

[2] TI(Transparency International) –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2024(2025. 2.)

[Monthly Insights 3월호] 생성형 AI가 여는 기업 지속가능성의 새로운 지평

Scope 3 감축 대응에 있어 조달의 역할

2015년, 세계 200여 개국은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탄소 발자국을 관리하고 감축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업은 주로 Scope 1, 2 배출 관리에 집중해왔지만, 이제는 전체 배출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Scope 3 배출 관리에도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합니다.

PwC에서 발간한 Scope 3 감축 대응에 있어 조달의 역할(From ignorance to action: Procurement’s role in confronting Scope 3 emissions) 연구자료는 기업 탄소발자국의 최대 80%를 차지하는 Scope 3 배출을 관리하고 감축하는 데 있어 조달의 핵심적인 역할을 강조합니다. 기업은 이 혁신적인 접근법을 활용하고 전략적인 공급업체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넷제로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의미 있는 변화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1. Scope 3 배출 감축을 통한 비즈니스 이점

기업은 조달 관점에서 Scope 3 배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감축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 글로벌 기후 목표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기업 평판 향상, 비용 절감, 수익 창출, 자금 조달 등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 Scope 3 배출 관리를 통해 재무에 미치는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주요 이점 중 하나는 리스크 완화입니다.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 및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 등 유럽의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기업은 상당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구매팀이 Scope 3 배출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이러한 리스크를 완화하면, 규제 강화에 따라 점점 증가하는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은 배출량을 감축할수록 비용 절감을 통한 이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에 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추가적인 수익 창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조달을 통해 탄소배출을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기업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보다 강력한 자본 성과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입증하면 지속가능연계대출(Sustainability-Linked Loan) 및 보조금을 받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조달을 위한 추가적인 재원 조달이 가능해집니다.
  • Scope 3 배출을 관리하는 것은 기업에 무형의 이점도 제공합니다. 구매팀은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의 넷제로 목표를 준수하며,▲환경 친화적인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지속가능한 원자재를 조달하며, ▲공급망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협업과 혁신을 촉진하며, ▲공급업체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가치사슬을 갖춘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평판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달을 통해 Scope 3 배출을 관리하는 기업은 야심찬 환경 목표를 요구하는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여 기업의 지속가능성 노력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2. 조달 관점에서 Scope 3 배출 관리 연구

본 연구는 유럽의 주요 기업에서 조달 및 지속가능경영 분야의 선임 전문가 30여 명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본 연구는 가치 창출 및 목표 운영 모델 내에서 총 7개의 요소를 분석하였습니다. 주요 분석 영역에는 ▲우선순위 설정, ▲기준선 설정 및 분석, ▲감축 및 저감 노력, ▲조직 및 팀 구성, ▲프로세스 통합, ▲거버넌스, ▲역량강화 등이 포함됩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기업들의 전반적인 탈탄소화 성숙도 점수는 낮았지만, 기업 분야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업스트림(주로 원자재 및 에너지 산업), 미드스트림(제조 및 엔지니어링 중심의 B2B 산업), 다운스트림(자동차, 소비재 및 서비스 등 B2C 산업)이라는 세 가지 그룹으로 산업을 구분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미드스트림 기업은 공급망 탈탄소화 측면에서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기업에 비해 가장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미드스트림 기업은 공급망 배출에 대한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재무적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예상합니다. 한편, 업스트림 기업은 EU와 같은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배출 비용이 증가하면서 공급망 배출에 대한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습니다(예: EU-ETS, CBAM). 반면, 소비자의 ESG 친화적 제품에 대한 요구와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운스트림 기업은 차별화를 위해 공급망 탈탄소화를 촉진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압박이 공급업체와 고객을 통해 가치사슬 내에 전달되면서, 미드스트림 기업도 결국 공급망 탈탄소화에 대한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표3 참조)

조달 관점에서의 배출 관리는 네 가지 단계—▲무관심(negligence), 인식(awareness), 촉진(enablement), 실행(execution)—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무관심 단계에서는 기업이 아직 이 주제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갖추지 못해 추가적인 발전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인식 단계에서 우선순위 설정이 조달에 있어 배출 관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표 6 참조).

촉진 단계의 요소 중 조직 및 팀 구성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다른 촉진 요소들과 75% 이상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구매팀 내에 필수적인 전문 역할을 구축하고, 다른 사업 부서와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것이 촉진 단계에 진입하는 적절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필요한 전문 지식이 구매팀 내에 구축되어 있다면, 기준선 설정 및 분석, 역량강화의 품질과 효율성이 더욱 향상될 것입니다.

거버넌스는 실행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세 번째 핵심 요소입니다. 실행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80%에 가까운 상관관계를 나타냈습니다. 거버넌스는 배출 관리 노력을 측정 가능하게 하고 배출 성과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Scope 3 실행 계획의 효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출량 감축에 대한 금전적 인센티브 또는 보상을 부여하거나, 구매자가 목표치를 초과하는 탄소배출을 정당화하도록 요구하는 Comply or Explain조항(원칙을 준수하거나 사유 설명을 요구하는 조항)을 도입하는 방식이 이에 해당합니다. (표4 참조)

3. 조달의 탈탄소화 여정: Scope 3 배출 감축을 위한 전략적 접근법(Strategic Lever)

조달 관점에서 Scope 3 배출 감축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기업은 포괄적인 배출 감축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별 탄소 발자국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배출량이 집중되는 핫스팟을 식별 및 분석하며, 해당 핫스팟에 대한 구체적인 배출량 모델링을 수행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Scope 3 감축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탈탄소화 방안(decarbonization levers)을 우선적으로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업 전반에서 가장 효과적인 여섯 가지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4. 조달의 친환경 혁신: 지속가능한 선택, 공급업체 협업, 물류 최적화를 통한 배출 감축

이러한 방안은 구매팀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레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의사결정권자들이 비용 절감 목표와 같은 상충되는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전략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Scope 3 배출 감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달은 에너지 전환, 효율성 향상, 지속가능한 설계 추진의 핵심 역할을 담당합니다. 일부 방안은 구매팀의 직접적인 범위를 벗어날 수 있으나, 구매팀의 영향력과 다른 부서와의 협업은 그 방안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특히, 에너지 믹스, 에너지 효율성, 제품ž서비스 설계와 관련된 조치는 기업 전략, 에너지, 운영, 엔지니어링, R&D 부서에 의해 주도되지만, 구매팀은 조언자 및 협력자의 역할을 수행하여 Scope 3 배출 감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록 타 부서를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이는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전략을 통해 최대 75%까지 Scope 3 감축이 가능합니다.

5. 제조 산업에서 최적화를 향한 단계별 여정

특정 제조 산업에서 최적화를 향한 여정은 명확한 개발 단계를 거쳐 진행됩니다.

  • 점진적 개선: 초기 단계에서는 비용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고, 특히 온실가스 배출 요인을 세심하게 고려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를 통해 구매팀은 공급업체의 점진적인 개선 기회를 식별할 수 있으며, 예를 들어 폐기물 감소, 에너지 소비 절감, 원자재 사용 최적화 등의 조치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계는 비용 절감 목표와도 부합하며, 동시에 공급업체의 리스크를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 본격적인 변화: 기업이 발전함에 따라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원자재 구성의 재검토, 탄소중립 제품으로의 전환, 최종 제품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솔루션 탐색 등이 포함됩니다.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가 확보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는 비용 증가를 초래할 수 있지만, 프로세스가 성숙해지고 효율성이 향상되면 장기적인 이점이 점차 명확해집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는 소수의 혁신적인 공급업체들만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공급망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 확장 및 효율적인 프로세스 구축: 이 단계는 최적화 노력의 정점으로, 개선된 프로세스를 확장하고 정교하게 조정하여 최대한의 효율성을 달성하는 시기입니다. 기업은 이 단계에서 상당한 비용 절감과 탄소배출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하여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최적화를 향한 이 세 가지 핵심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기업은 거시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비용 절감, 환경적 영향, 공급업체의 지속가능성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접근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기업은 재무적 성과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Scope 3 배출은 기업의 탄소 발자국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여전히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소홀함은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으며, 넷제로 목표 달성을 저해하고 장기적인 환경 목표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구매팀이 Scope 3 배출 관리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이를 통해 기업의 평판 강화, 고객 충성도 증가, 리스크 완화 및 비용 절감과 같은 재무적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조달전략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며, 기업은 Scope 3 배출 관리를 지속가능성 의제의 핵심 요소로 삼아야 합니다. Scope 3 배출을 해결하기 위한 과감한 조치를 통해, 기업은 환경 리더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이 중시되는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Scope 3 배출을 외면하는 것은 곧 미래의 지속가능성 위기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이제 구매팀이 앞장서 탄소중립 미래를 이끌어야 할 때입니다.

UNGC 본부는 글로벌 공급망의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해 조달부문의 역할을 확대하고, 공급망 내 ESG 원칙을 정착시키며, 단순한 지속가능조달 개념을 넘어 표준화 및 정책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지속가능조달을 위한 협의체(Coalition for Sustainable Procurement)을 런칭할 예정입니다. 회원사 여러분은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본 글은 PwC의 Procurement’s role in confronting Scope 3 emissions 연구보고서를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가 편집 및 번역하여 작성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