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본 공시와 인력 지속가능성
인적자본 공시 동향
세계 각국에서 인적자본 공시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0년 8월부터 신속하게 인적자본공시를 의무화하였으며, 인적자본공시를 하는 미국 내 다수 기업들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8년 발표한 인적자본 정보공개 가이드라인 ‘ISO30414’를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3년 1월 발효된 EU 지속가능성 정보공시지침(CSRD)은 보고기준인 ESRS S1을 통해 자사 직원에 대한 공시 지표를 수립하고, ESRS G1을 통해 기업 내부 문화와 비즈니스 행동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일본 금융청도 2023년 1월부터 유가증권 보고서에 인적자본 정보의 기재를 의무화했습니다. 한편, 인적자본 공시를 포함한 한국의 ESG 공시제도는 2026년 이후로 연기되었지만, 전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하여 우리 기업들도 인적자본 공시에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인적자본 공시와 인력 지속가능성
인적자본이 기업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 중요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점점 확산되며 유럽과 미국, 일본과 같은 경제대국과 투자자들이 인적자본 공시에 점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적자본 공시가 주목받으면서, 인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개념도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적자본 공시와 인력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인적자본에 대한 가치 평가와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력 지속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기업은 우수한 인적자본 관리제도를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특히 인적자본 투자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보다 포괄적이고 의미 있는 인적자본 정보를 공개해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의 인력 지속가능성 노력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평가를 가능하게 하므로, 기업에 대한 신뢰와 평판을 높이고 투자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포괄적인 인적자본 공시는 기업의 진정한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 노력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기업은 인력 지속가능성을 핵심 비즈니스 전략과 운영에 효과적으로 내재화할 때, 핵심 인재를 유치 및 유지하고 혁신을 촉진하며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직원의 복지와 역량 개발에 투자함으로써 급박한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더 생산적이고 회복탄력적인 인력 구성을 갖출 수 있습니다.
인력 지속가능성이란?
인력 지속가능성이란 기업이 구성원의 건강과 복지, 교육 및 개발, 성장, 역량 강화 등의 인간적 가치 증진에 우선순위를 둠으로써, 구성원의 역량 개선을 통해 기업의 성과도 향상되어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은 구성원이 조직에 제공하는 이익뿐만 아니라 조직이 구성원에 제공하는 가치에도 함께 집중해야 하며, 현시점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직원과 가치사슬 내 근로자, 고객, 투자자,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고려해야 합니다.
인력 지속가능성과 기업 성과
인력 지속가능성을 선도하는 기업이 더 뛰어난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옥스포드 대학교 웰빙 연구 센터의 분석 결과, 직원 복지 수준이 높은 기업은 기업 수익과 주식 수익률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직원 복지와 기업 성과 간에 강한 긍정적 상관관계’를 보여줍니다. 또한, 인적 지속가능성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러셀 1000 지수*보다 우수한 재무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했습니다. 실제로 직원 대우 점수가 높은 조직은 5년 자기자본수익률(ROI)이 2.2% 더 높았고, 매출 1달러당 CO2 배출량은 50% 적었으며, 생활임금 지급 비율이 2배 이상 높았습니다.
* 러셀(Russell) 1000 지수: 미국 주식시장의 대형 우량주를 대표하는 지수 중 하나로,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0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어 시장 전반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주로 활용됨.
※ 인력 지속가능성과 기업 성과의 관계
– 직원의 교육에 투자하는 기업의 비즈니스 성과: 성과가 높은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의 84%는 업무를 잘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 근로자의 건강과 복지 개선을 통한 이직률 감소: 근로자의 대다수는 경력 개발보다 건강 개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웰빙(Well-being)에 더 도움이 되는 직업을 찾기 위해 이직을 고려한다고 응답했습니다.
– 인건비 절감의 역효과: 낮은 임금은 종종 높은 이직률, 판매 손실, 낮은 생산성, 낮은 실행력, 수준 낮은 혁신 등으로 이어집니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소비자: 소비자의 76%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응답했습니다.
인력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방법
1. 인적 성과 측정 지표를 수립합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성과와 영향에 대한 진척도를 평가하기보다는 활동이나 규정 준수 여부만을 체크하는 인적 지표를 설계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사람과 조직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가치사슬 내 근로자와 지역사회 구성원도 포함하여 인적 성과를 측정하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도록 아래 지표들을 고려해 보십시오.
2. 인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비즈니스 케이스를 수립합니다.
기업이 인력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이사회와 최고 경영진의 명확한 비전이 없다면 단편적인 조치만 취하거나, 고립되고 단절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사회와 최고 경영진이 사고방식 전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의 이점을 명확히 이해한다면, 보다 효율적이고 포괄적인 전략과 실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즈니스 케이스 수립에 우선순위를 두고 조직의 전반적인 사고방식과 의사결정이 인력 지속가능성에 기반하도록 해야 합니다.
3. 리더와 관리자의 보상을 인력 지속가능성 지표와 연계합니다.
리더에게 책임이 부여되었을 때, 지속가능성 의제는 더 효율적으로 발전합니다. 기업은 인력 지속가능성의 주요 성과 지표를 식별하여 목표를 설정한 후, 보상 지표와 연계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S&P 500 기업 중 4분의 3은 이미 경영진의 보상을 지속가능성 지표와 연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마스터카드는 성별 임금 평등, 탄소 중립 등의 조직 성과를 바탕으로 모든 근로자의 인센티브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4. 이사회와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인력 지속가능성 의제를 더 활발하게 논의합니다.
이사회에서 비즈니스 성과와 전략, 리스크, 조직문화, ESG 사이의 관계를 다루면서, 인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 또한 이사회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습니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 등 6개 기업의 이사직을 맡고 있는 래리 퀸란(Larry Quinlan)은 “이사회 수준에서 DEI 및 ESG의 논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직원들의 기대, 목적의식, 기술과 역량 등의 주제도 중요하게 논의된다.”고 언급했습니다. 딜로이트의 연구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원과 최고 경영진은 인력 지속가능성 이슈를 가장 큰 내부 인력 리스크 중 하나로 꼽았지만, 이를 관리하는 것에는 어려움과 난처함을 표했습니다. 따라서 이사회와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인력 지속가능성에 대해 더욱 빈번하고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5. 인력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에 비정규직, 가치사슬 내 근로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공동의 가치를 창출합니다.
직원 개인의 의견은 조직 차원의 가치 창출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기업은 인력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 수립 과정에서 비정규직, 가치사슬 내 근로자, 지역사회 구성원 등을 참여시킴으로써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다양한 근로자들의 관점을 고려하여 기업에게 현 상황에 알맞은 이니셔티브를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자의 참여는 여러 형태를 띌 수 있지만, 웰빙을 고려한 업무 설계, 업무 수행 방법의 자율성 부여 등을 포함한 근로자의 역할 재구상에 대한 의견에 집중해야 합니다.
인력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업의 태도
인력 지속가능성은 장기적인 과제입니다. 기업이 수립한 인력 지속가능성 전략은 미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근로자와 조직, 사회가 계속해서 번영할 수 있을지 결정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은 선도적 역할을 맡아 모범사례를 제시하고, 지표를 표준화하며, 현명한 정책을 채택해야 합니다. 또한 인력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업 연합체를 형성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조직과 구성원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인적 가치를 창출했을 때 모두의 비즈니스와 업무, 삶이 개선될 것입니다.
* 본 글은 Deloitte Insights의 ‘2024 Global Human Capital Trends’를 UNGC 한국협회에서 발췌 및 번역한 내용입니다. 무단 도용을 금하며, 사용 시 출처를 반드시 명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