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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ecutive Update] 사람 중심의 세상을 위해_리세 킹고 UNGC 사무총장 마지막 기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7-02 11:02
조회
1876
지난 16일, 5년 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업들과 함께 연대해 온 리세 킹고(Lise Kingo) 유엔글로벌콤팩트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쳤습니다. 그녀는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담대한 노력을 이어나갈 다음 세대 활동가들에게 아래 글을 남겼습니다.

75년 전, 참혹했던 두 차례의 세계 대전 이후, 유엔은 전쟁의 광기로부터 미래 세대를 구해내고 새로운 세상을 재건해야 한다는 미션 아래 창설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세상이 보다 평화롭고 정의롭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과 기본권,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했습니다. 이는 지난 2000년, 코피 아난(Kofi Annan)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글로벌 시장에도 인간의 가치를 부여해야 함을 강조하며 유엔글로벌콤팩트를 창설할 당시 전제했던 조건들이기도 합니다.

유엔글로벌콤팩트를 출범하며 코피 아난은 우리 모두에게 선택권이 있으며, 이 선택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함을 상기시켰습니다. <단기 이익에 치중해 계산적으로 작동하는 시장 vs. 사람을 고려한 인적 요소를 갖춘 글로벌 시장>, <인류의 4분의 1을 굶주림과 비참함 속에 내버려두는 세상 vs. 모두가 한 번쯤 깨끗한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이기적 자유의 횡행 속에 패자는 잊혀지는 세상 vs. 지도층이 그들의 책임을 자각하고 약자를 포용하며, 비전을 제시하고 리더십을 펼치는 세상> 이러한 두 세상 사이에서 말입니다. 만약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세계 경제는 보호주의, 포퓰리즘, 국수주의, 민족 우월주의 등 수많은 이기주의 앞에 무너질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습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유엔 창설 75주년과 유엔글로벌콤팩트 창설 20주년을 맞는 지금, 우리는 코피 아난이 제시했던 가장 기본적인 가치와 원칙들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실패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가 제시했던 방향성을 계속해서 기억하며, 우리가 올바른 곳으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자문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가 이룩해온 것들이 본질적으로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었습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 중 하나는, 우리가 더 정의로운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애썼던 순간들이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빠른 회복을 방해하는 기제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사회 불평등은 이미 전 세계 인구 70%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세계 경제가 2008년 금융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관측이 있긴 하나, 일견 성장세로 보이는 현 상황과 노동생산성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40억 명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사회 안전망 밖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며 이끌어낸 수치입니다.

그리고 세계 경제를 떠받치던 이 수많은 사람들은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 중 하나가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전 세계 비공식 부문 노동력의 절반에 가까운 약 16억 명의 사람들이 생계를 이어가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20여년 간 이어온 눈부신 진보와 발전은 온데간데없이, 4천 900만 명의 삶은 다시 과거의 극심한 빈곤 상태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세계 인구의 절반은 아직도 필수 의료 시설에 대한 접근 조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최근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우리 사회 내 아직도 깊숙이 뿌리내려 있는 불평등과 인종차별 문제를 재조명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비즈니스 리더들과 국가 지도자들에게 진지한 성찰의 물결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누구도 이 논의에서 제외될 수 없습니다.

물론 불평등과 인종차별은 한 국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올해 에델만 트러스트 바로미터 보고서에 의하면, 인구의 절반 이상이 현재 형태의 자본주의 효과에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로 야기된 현재의 보건 및 사회경제적 위기 속에서 사회적 불평등의 의식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3분의 2에 가까운 사람들은 교육 및 경제 수준이 낮은 이들이 팬데믹으로 인해 더 많은 고통과 질병의 위험, 그리고 희생을 부당하게 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DG에 대한 야심을 한 차원 높일 때가 되었습니다

유엔글로벌콤팩트를 출범하면서, 코피 아난(Kofi Annan)은 기업의 적극적인 헌신과 지원이 없다면 보편적 가치는 듣기 좋은 말, 그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보편적 가치를 기념하고 연설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보편적 가치는 문서에서만 남아 일반인의 삶에는 극히 제한적인 영향만 미치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는 명백한 부당성을 외면하는 것의 대가가 무엇인지 입증했습니다. 인간과 지구, 그리고 모두의 번영을 위한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달성까지 4,000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이제 우리는 모두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아젠다 2030은 ‘일상적인 비즈니스(business-as-usual)’를 통한 점진적인 성과로는 달성할 수 없습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파리기후협정을 등대 삼고, 10대 원칙을 기반으로 기업들은 ‘뉴 노멀’로 향하는 급진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변혁을 지향해야 합니다. 이는 모든 비즈니스 결정에서 인간의 동등한 가치와 권리, 자유가 항상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미래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안정적인 시장의 핵심이 사회적 평등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어려움 외에도, 많은 다른 위기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기후변화부터 생물다양성 손실, 식물 자원의 침식까지 다양한 문제들은 그저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 리더들은 지금 이 순간을 통해 사회운동가가 되어 세상에서 그들의 역할과 존재의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사회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의 사업의 미래를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기업 목적과 가치, 거버넌스 및 전략, 계획 및 성과 관리 전반에 걸쳐 “모두를 위한 인간, 지구 및 번영”을 심층적으로 통합함으로써 비즈니스 리더들은 행동의 10년동안 선도적으로 나아가 SDGs에 대한 야심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사회운동가가 됩시다

이제 CEO, 경영진, 이사회 등 최고위급 지도자들이 사회 변화를 위한 활동가가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조직 내에서, 그리고 그들의 일상생활과 그 외에서도 사회운동가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유엔글로벌콤팩트에서의 5년이 지나 떠날 준비를 하는 지금, 저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기고 싶습니다. 본보기가 되는 여러분의 힘, 여러분의 목소리와 여러분의 발자국을 과소평가하지 마십시오. 리더십은 자기 자신이 변화가 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그 변화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음을 소리 높여 말하는 것입니다.

코피 아난은 “삶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이며 어떠한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지, 어디로 향하고 싶고 왜 그곳에 가고 싶은 지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행동의 10년으로 접어드는 지금,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업의 연대라는 우리의 사명을 결코 놓쳐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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