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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여행

‘지속가능한 여행’이란 방문객과 지역 공동체의 요구를 충족하며 현재와 미래의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는 여행을 의미합니다. 2023년 2월 전 세계 여행자 3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플랫폼(Booking.com)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는 향후 12개월 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여행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43%의 여행자는 인증된 지속가능한 여행 옵션을 위해 조금 더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59%의 응답자는 다음 여행 시 지속가능성 인증 여부를 필터로 검색하여 예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49%의 응답자는 지속가능한 여행 옵션이 너무 비싸다고 응답하였고, 44%는 더 지속가능한 선택지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응답했습니다.[1]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여행산업을 구축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더 필요하겠지만, 이 Booking.com의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관광객의 수요를 확인하였습니다.

관광객의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여 여행업계에서도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2030년까지 프랑스를 세계 제일의 지속가능한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Plan Destination France 2030’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지속가능관광기금을 조성하여 관광업계가 지속가능한 관광 개발 및 투자를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금은 농촌관광, 생태관광, 자전거 관광을 활성화하고 탄소발자국을 관리하기 위한 제반 방안을 마련하는데 쓰일 예정입니다.[2]

힐튼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들은 일회용 칫솔이나 슬리퍼를 없애고 지류로 각 객실에 비치하던 메뉴판이나 설명서 대신 QR코드를 두고 있습니다. 호주의 한 리조트는 투숙객에게 진정한 의미의 생태관광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객실에 전화기, TV, 라디오를 비치하지 않으며 맑은 날에는 재생가능한 태양에너지로 리조트에 100% 전력을 공급합니다. 국내 1위 여행사이자 유엔글로벌콤팩트 회원사인 하나투어에서는 코끼리 트레킹 등 동물학대 우려가 있는 체험을 여행 패키지에서 제외하고 대신 보호구역에서 먹이를 주고 함께 자유롭게 활동하는 동물을 만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대체하였습니다. 일본의 한 항공사는 여행객의 수화물 무게를 줄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최근 의류 대여 서비스를 시작하였습니다. 일본항공(JAL)에 따르면, 도쿄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에서 무게를 1kg 줄일 때마다 항공기의 탄소 배출량이 0.75kg이 감소합니다.[3]

항공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하며, 한 번의 장거리 비행은 56개국의 평균적인 국민 1인의 연간 탄소 배출량보다 더 많은 양을 몇 시간 만에 배출할 수 있습니다.[4] 항공사가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석유 기반 연료 이용을 줄이고 저탄소 대안으로 알려진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SAF는 화석 연료가 아닌 식물이나 동물 재료로 만들어진 일종의 바이오 연료입니다. 영국 BP는 식용유와 동물성 폐기물 지방을 사용하여 SAF를 만들고 있으며, 프랑스 Airbus는 농업 및 임업 폐기물 또는 도시 폐기물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의 회원 항공사는 2050년까지 운항 시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기로 약속했는데, 이들은 SAF가 배출량을 65%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유럽연합은 항공분야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SAF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도입하였습니다. 2025년까지 전체 연료의 2%를 SAF로 사용해야 하며, 2030년에는 6%, 2035년에는 20%, 2050년에는 70%까지 사용하도록 의무화하였습니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비행 연료의 최소 10%를 SAF로 사용하도록 하는 SAF의 생산 및 이용 증대 계획을 밝혔고, 프랑스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정책의 일환으로 기차로 2시간 3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국내선 항공편 운항을 금지하는 법이 올해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아직 SAF 상용화를 위해 많은 과제들이 있지만, SAF를 확대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아 로드맵(Goa Roadmap)

한편 2023년 6월,  유엔 세계관광기구(UN World Tourism Organization, UNWTO)은 G20 관광 워킹 그룹과 함께 관광을 2030 지속가능발전 의제의 중심 축으로 만들기 위한 로드맵개발하였습니다. 인도 고아(Goa)에서 발표하여 고아 로드맵으로 불리는 본 로드맵에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달성하기 위한 5가지 우선순위 영역을 제시하고 있으며, 각 영역에 대한 일련의 목표와 권장 조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우선순위를 통해 SDGs에 기여할 수 있는 상호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G20 국가에서 이러한 우선순위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일련의 사례 연구를 통해 설명합니다. 로드맵에서 제시된 5가지 우선순위 영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녹색관광: 자연 및 환경과 상호 의존적인 관광의 특성 상 지속가능성은 시급한 문제입니다.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관광은 환경 및 지역 문화에 낮은 영향을 끼치면서 지역 생태계의 보존 및 고용과 소득 창출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녹색관광은 SDGs 7, 8, 11, 12, 13번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화: 디지털 기술은 순환경제적 접근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에게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생산성을 향상하고 인프라 관리를 개선하며 다른 우선순위 영역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화는 SDGs 4, 8, 9, 11, 17번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기술: 관광업 내 일자리는 고숙련부터 저숙련에 이르기까지 기회가 다양하며, 이로 인해 다양한 교육배경 및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 기회가 됩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가난을 해소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되고 원주민, 장애인, 여성, 청년 등 취약 계층에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관광업과 관련된 기술은 SDGs 4, 5, 8, 9, 10번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중소 관광기업: MSME(Micro, Small and Medium Enterprises)가 전 세계 모든 관광 사업의 80%를 차지합니다. 본 로드맵은 자금 조달, 마케팅, 기술 격차 등 중소 관광기업이 마주하는 주요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공공정책 및 공공-민간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중소 관광기업을 위한 지원은 SDGs 8, 9, 11, 12, 17번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목적지 관리: 목적지 관리(Destination management)란 여행 목적지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 즉 여행의 가치사슬에 따라 이어지는 상품, 서비스, 활동, 경험을 전체적으로 조정하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 로드맵에서는 공공-민간-지역사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목적지 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제안합니다. 목적지 관리를 개선함으로써 SDGs 8, 9, 11, 12, 17번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많은 이들이 국내외로 휴가를 떠나고 있습니다. 노팅엄대학교의 한 교수는 세계경제포럼 기고문을 통해 휴가를 떠나는 관광객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급적 현지인이 소유하고 현지인을 고용하며 지방세를 납부하는 현지의 독립 사업체에서 지출할 것, △수건 재사용 등 휴가지에서 더 적은 자원을 사용하도록 노력할 것[5], △관심을 갖거나 아끼는 장소가 지속가능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옹호하고 참여할 것, △유행하는 화려한 거품 관광[6] 대신 환경 친화적인 이색 목적지를 탐험할 것 등입니다. 여행자로서 남기는 발자국에 대해 생각하며, 환경과 지역사회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여행을 시도해보기를 바랍니다.

하수가 해수욕장으로 배출되는 것을 반대하는 영국 서핑 관광객들의 캠페인 (Image: John Birdsall / Alamy Stock Photo)

[참고 자료]

BBC, https://www.bbc.com/news/world-europe-65687665
Booking.com, Sustainable Travel Report 2023
Lady Elliot Island Eco Resort, https://ladyelliot.com.au/
UNWTO, Goa Roadmap for Tourism as a Vehicle for Achieving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World Economic Forum, https://www.weforum.org/agenda/2023/04/survey-of-travelers-finds-76-want-more-sustainable-options
World Economic Forum, https://www.weforum.org/agenda/2023/05/what-is-sustainable-aviation-fuel/
World Economic Forum, https://www.weforum.org/agenda/2023/07/japan-airlines-sustainable-tourism-clothing-rental/
World Economic Forum, https://www.weforum.org/agenda/2023/05/four-tips-to-enjoy-eco-friendly-tourism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20706021300003
임팩트온, http://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6617
한국관광데이터랩, https://datalab.visitkorea.or.kr/site/portal/ex/bbs/View.do?cbIdx=1132&bcIdx=302742

*본 글은 참고자료 내 기재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UNGC 한국협회에서 발췌, 번역, 재편집하였습니다. 무단 도용을 금하며, 사용 시 출처를 반드시 명기하시기 바랍니다.


[1] https://www.weforum.org/agenda/2023/04/survey-of-travelers-finds-76-want-more-sustainable-options
[2] https://datalab.visitkorea.or.kr/site/portal/ex/bbs/View.do?cbIdx=1132&bcIdx=302742
[3] https://www.weforum.org/agenda/2023/07/japan-airlines-sustainable-tourism-clothing-rental/
[4] https://www.weforum.org/agenda/2023/05/what-is-sustainable-aviation-fuel/
[5] 한 명의 관광객이 휴가용 숙박시설에서 매일 밤 평균 300리터의 물을 사용합니다.
[6] 크루즈 관광은 지역 주민에게 거의 도움되지 않으며 환경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로 인해 베니스, 바르셀로나, 마르세유와 같은 인기 유럽 목적지에서는 크루즈 관광을 제한하라는 요구가 제기되었고, 실제로 2022년에는 5만명 이상이 마르세유에서 크루즈 선박을 금지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