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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반부패 ③] 바젤연구소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기업 청렴성과 반부패

Gemma Aiolfi
컴플라이언스 대표, 바젤 거버넌스 연구소

많은 정부들이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락다운(lock down) 해제 이후의 상황을 고민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이 영업을 재개하고 세계 무역을 다시 강화하여 경제를 활성화하기를 바라고 있다.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전염병은 기업의 반부패와 청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현실에 기업은 어떠한 지원을 필요로 할까?

역사에서 배우는 교훈
미래를 예측할 때 정책 입안자들은 스페인 독감,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 침체 등 과거에 유사한 경제 위기 사례를 되돌아보게 된다. 2008년 금융위기를 되돌아 보면 글로벌 경제 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컴플라이언스 기준이 도입 되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규정들을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새롭게 도입해야 할까? 지난 10년간 기업들이 경험한 컴플라이언스 관련 변화의 폭은 막대함으로 역사적인 사례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이러한 변화는 OECD 뇌물방지협약에 바탕을 둔 전세계적인 반부패 및 기업 뇌물 관련 법 제정과 반부패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관심의 폭발적인 증가의 결과만은 아니며, 다음과 같은 요인들의 포괄적인 영향이 있었다.

  • 고객, 공급업체 및 기타 제3자와의 상호작용과 같은 기업 경영 전반에 걸친 디지털 기술 구축;
  •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광범위한 질문;
  • 기업 지배구조;
  • 행동과학;

이러한 변화들은 지난 10년동안 반부패 준수규정, 기업 윤리와 청렴성에 영향을 끼친 변화들 중 일부일 뿐이다.

디폴트(Default) 시나리오
이러한 발전사항 중 일부는 향후 몇 년 이내에 폐지, 변경 또는 확장될 수 있으며 기업 윤리와 청렴성 기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게 나쁜 소식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기회, 잠재적 위험, 그리고 백트래킹(backtracking)과 같은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몇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예측이다.

팬데믹 속에서도 법은 지켜야 한다
한 기관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뇌물을 지급했거나, 부정을 저지르는 등의 부적절한 관행을 통해 재무상태를 강화하려고 한 것이 밝혀질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러한 행위의 정당성을 제공하지 않는다.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기업의 부패와 같은 범죄를 밝혀내기 위한 법의 집행은 계속된다. 따라서, 기업은 절대로 반부패 노력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지금은 무엇보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공동 노력(Collective Action)이 필요한 시기이다.

검찰당국의 업무 수행 의지에도 불구하고, 몇몇 정부는 재정삭감 등을 통해 법 집행 기관의 수사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뇌물방지법 시행에 대한 OECD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의 의도적인 효율적 법 집행의 방해 및 반부패에 대한 정치적 의지 부족으로 반부패법을 지지하지 않는 행위는 기존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행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또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을 받기 위해 기업은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가해 반부패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노력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원칙을 따른 생존자들
기업 경영에 있어 기업윤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리더는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환경을 개척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여러 안건에 대해 직원이 자유롭게 발언하고, 이를 존중받는 문화가 잘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직원들이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은 자연스럽게 기업의 혁신으로 이어진다.

즉, 변화에 대한 적응이 빠르고 민첩하게 반응하며, 반부패 원칙과 같은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기업은 타 기업에 대한 경쟁 우위를 가진다. 그들은 과거에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을 수 있으며, 기존의 기업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문제 해결 방식을 이미 습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견고한 원칙만으로 기업의 장기적인 운영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몇몇 산업 부문은 다른 부문에 비해 취약하다. 또한 몇몇 기업은 시행중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수준과 무관하게 재정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해 세운 유연하고 연속성 있는 계획은 향후 기업이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타 경쟁사보다 더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기틀이 된다.

반부패 원칙을 고려한 탄탄한 반부패 프로그램을 갖춘 기업은 공급망과 비즈니스 파트너에게도 잠재적인 멘토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들은 선례가 되며 다른 기업에 영감(Inspiration)을 준다. 또한, 공동 노력을 통해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다른 기업들도 높은 반부패 수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 간다.

늘어나는 공기업
정부가 경제 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경제적 지원 및 보호 방안을 제시함에 따라 일부 산업에 대한 국가 지원과 구제금융 또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책은 결과적으로 정부의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다. 공기업의 높은 부패 위험 수준은 OECD의 국제기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기업과의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기업은 철저한 실사(due diligence)와 거버넌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뇌물수수 위험을 적절히 파악하고 문제를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나 코로나19 위기로 생겨난 새로운 공기업을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CEO들에게 보내는 메세지: 기존에 사기업으로 운영되었던 공기업이 정부의 관리 하에 기존과 동일한 윤리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지 마십시오.

중소기업은 투자를 유치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락다운과 경제적 타격으로 인해 중소기업은 시장에서 뒤쳐져 살아남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노력중인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반부패 준수를 기업의 최우선적인 정책으로 선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생존을 위해 올바른 행동을 져버리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현명한 중소기업은 어떠한 경우라도 그들의 반부패 준수 및 관행으로 인해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오고,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형성하며 새로운 시장에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국의 ‘기업 청렴성 이니셔티브’(Business Integrity Initiative) 같은 기관은 중소기업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공급망의 수직적 통합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은 공급망의 문제점과 기업이 필수적인 부품과 제품을 생산하는 데 있어 한가지 자원에 의존적인 행위의 문제점을 보여줬다. 몇몇 공급자들은 생산을 중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와 시민 그리고 몇몇 기업은 이러한 공급자에게 생산 아웃소싱을 한 결과로 인한 연쇄효과로 타격을 입었다. 이는 물품을 가로채는 것과 같은 비윤리적인 행위로 이어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뇌물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운송 수단의 감소로 인한 운송비의 급격한 증가는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에게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미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대기업들은 이러한 문제의 딜레마와 애로사항을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해당 대기업들은 향후 또다시 발생할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공급망 전체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등의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다. 반부패 및 안정성의 문제에 있어서 이는 아래를 의미한다:

  • 최근 반부패 관련 법과 컴플라이언스 기준은 기업으로 하여금 정부에 부적절한 이윤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한 제3자에 대한 책임을 강화했다. 기업 내부의 전 생산 과정에서 일관성 있고 포괄적인 반부패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보유하는 것은 기업내 준법감시인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동일한 기준을 구현하는 것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려워 보인다. 공급망에서의 다양성, 다른 비즈니스 모델 및 사업 진행 등의 요소들로 인해 소유권을 간소화하는 것 자체는 뇌물 수수 리스크에 관련된 모든 요소를 제거할 수 없다.
  • 수직적 통합구조를 가진 기업의 경우, 기업 평판에 대한 리스크는 양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패 스캔들이 발생할 경우, 평판 리스크가 큰 기업은 적절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통해 이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복잡한 구조를 가진 기업은 이러한 스캔들을 덮고 문제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 수직적 구조를 가진 기업의 막대한 경제력은 부패 리스크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문제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고용 부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은 지역사회의 개발 및 발전과정에서 중앙 및 지방정부에 특수한 조건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에는 세금 감면과 같은 경제적 이윤 혹은 특정 도시와 지역에서 독점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 등이 포함된다. 다국적 기업은 이미 위와 같은 조건을 토대로 몇몇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사례는 다국적 기업이 활동하는 국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대기업이 항상 완벽한 윤리 기준에 의거해 운영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굿거버넌스와 강력한 뇌물 방지법 및 효과적으로 시행되는 반부패 컴플라이언스 기준이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 수직적 통합에 대한 독과점 금지 문제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수평적 리스크에 비해 주된 관리대상으로 고려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흐름은 수직적 통합이 보다 더 보편화 될수록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략산업에 대한 특별 대우?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대응으로 본 공공 보건의료 서비스와 공급망, 그리고 필수품 조달에 있어서의 취약성을 교훈 삼아 주요 전략산업에 대한 정치적 고려가 달라질 수 있다. 전략산업과 정부가 밀접한 관계를 가질 때 투명성, 뇌물 수수와 경쟁에 있어 얼마나 부패할 수 있는지 경험은 보여준다. 전략산업에서 로비스트를 사용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서 기업 실사, 체계적인 절차 및 자문은 매우 중요하다.

거센 폭풍일수록 함께 해야 한다
새로 지정된 전략분야에서 공기업이 주도하는 수직적 통합은 반부패 준수의 흐름에 있어 그야말로 폭풍과 같다. 하지만 거센 폭풍으로 인해 컴플라이언스가 물 아래로 가라앉는 상황 속에서도 반부패 원칙을 준수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다.

기업들의 공동 력은 이러한 기회 중 하나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규정 준수 문제에 대한 효율적인 해결책이 그 어느때보다도 절실하다. 민관 협력관계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 내에서도 반부패 공동노력은 비용 효율 및 실용적 방안으로 공동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함께 노력한다면 분명히 최선의 해결책이 도출될 것이다. 이러한 해결책은 새로운 업무 방식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리스크를 파악하고 제거하는 것, 혹은 약화된 공급망을 위한 최선의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일 수 있다. 이 분야에 대한 사례와 조언을 위해, 바젤 거버넌스 연구소는 ‘B20 공동 노력 허브’(Collective Action Hub)를 개최하고 반부패를 위한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한다.

폭풍이 지나간 후에
코로나19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삶과 생명에 영향을 미쳤으며, 그 영향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 상황을 기회 삼아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 발맞춰 앞으로의 기업 방향성과 반부패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다. 기업의 미래를 위해 탄탄하고 윤리적인 기업 문화를 확립하는 것은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다.

바젤 거버넌스 연구소는 20여년간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규모나 분야에 상관없이 전 세계 다양한  기업 및 단체와 협력해왔다. 치열한 경쟁과 위기 속에서 윤리경영을 유지하고, 고객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들 역시 기업의 청렴성과 반부패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불확실성이 유일한 확실성인 가운데 어떠한 미래가 맞게 되더라도, 실용적이고 탄탄한 접근 방식을 갖춘 우수한 컴플라이언스 담당자에 대한 필요성은 늘 존재할 것이다.

★ 이 글은 바젤 거버넌스 연구소(Basel Institute on Governance) 컴플라이언스 대표 Gemma Aiolfi의 기고문을 UNGC 한국협회에서 번역하였습니다. 인용 시 출처(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Business Integrity Society 프로젝트)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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