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 속, 기업 청렴성의 최대 도전 과제
급변하는 환경과 규제 강화, 경제적,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전 세계 기업들은 청렴성과 준법 문화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EY Global Integrity Report 2024에 따르면, 많은 응답자들이 경력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비윤리적으로 행동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특히, 이사회 구성원의 다수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당하게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한 것은, 리더십의 ‘말뿐인 청렴성’이 기업의 신뢰와 평판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청렴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오늘날 환경에서 기업의 청렴성은 직원, 고객, 공급업체, 투자자 간의 신뢰를 구축하여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기업은 청렴성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부정행위를 단호하게 처리함으로써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2010-2023년 미국·영국 기업의 부정행위 약 50만 건에 대한 분석 결과
- 2010년 이후 1조 달러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되었으며, 위반 건수와 위반 기업수 모두 40% 이상 증가했습니다.
- 2010년 이후 △회계처리기준 위반, △자금세탁방지(AML) 위반, △세무 위반, △노동 기준, △안전보건, △소비자 개인정보보호 위반 등을 포함한 특정 금융 및 고용 위반 사례가 2~10배 더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반면에, 직원 보상, 환경, 은행법, 해외부패방지법 관련 위반은 급격하게 감소했으며, 담합행위나 리베이트 및 뇌물 수수, 내부고발자 보복 행위 등에는 큰 진전이 없었습니다.
- 기업의 반복적인 위반 행위는 기업 청렴성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는 기업 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적인 문제들이 제대로 개선되거나 해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특히, 위반 행위가 반복됨에 따라 위반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위반 행위를 한 기업의 경우, 처음에는 한 가지 유형의 위반만을 저질렀으나, 2023년에는 평균 8.3개의 유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렴성은 개선되고 있으나, 이를 유지하기 위한 거센 역풍에 직면했습니다.
- 전 세계 응답자의 49%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청렴성 수준이 지난 2년 동안 개선되었다고 생각하며, 이는 2022년 조사 결과보다 7%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신흥 시장에서는 응답자의 58%가 청렴성 수준이 개선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 세계 응답자들은 청렴성 개선의 주된 이유로 △리더십의 올바른 방향 제시, △엄격한 규제, △규제당국의 압박을 꼽았습니다.
- 그러나 응답자들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기업과 청렴성 환경으로 인해 법률 및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20%의 기업은 지난 2년 동안 개인정보보호 위반, 보안 침해, 규제 준수 위반 등의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와 같은 위반 행위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기업 중 2/3 이상이 해당 사건에 제3자 연루되었다고 말합니다.
- 외부 리스크: 응답자의 49%는 규제 변화의 속도와 양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실업률, 환율 등 경제적 압박이 사업을 청렴하게 운영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글로벌 법무 및 준법 담당자들은 향후 2년 동안 가장 큰 청렴성 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중국 (22%), 동유럽 및 러시아(21%), 미국 및 캐나다(17%), 중동 및 북아프리카(16%)를 지목했습니다.
- 직원 리스크: 조직 전반과 제3자 및 공급망에서 부정행위와 관련된 도전 과제는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높은 청렴성 수준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줍니다. 전 세계 응답자의 38%는 관리자의 요청을 받으면 비윤리적으로 행동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47%는 향후 2년 동안 조직 내에서 가장 큰 청렴성 리스크는 직원들이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 운영 리스크: 응답자의 40%는 개인정보보호와 보안을 기업 운영 측면에서 가장 큰 청렴성 리스크로 꼽았으며, 53%는 직원의 이직과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이 조직의 청렴성 수준에 가장 큰 내부적 위협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부정행위의 근본 원인
- 대부분의 조직은 직원들을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행동을 저지를 가능성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 원칙적인 직원: 개인적인 이익이나 관리자의 요청에도 비윤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유형
- 잠재적 부정행위자: 개인적인 이익이나 관리자의 요청에 의해 비윤리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있는 유형
- 잠재적 방관자: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는 비윤리적으로 행동하지 않지만, 관리자의 요청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유형
- 조사에 따르면, 58%의 직원들이 청렴성을 지키는 태도를 보이며, 이는 대다수의 직원들이 청렴성 문화에 따르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42%의 직원들은 특정 조건 하에서 청렴성을 희생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부정행위를 보고하는 직원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와 지원을 제공하여 부정행위가 적절히 처리되고 개선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잠재적 부정행위자 유형은 조직의 준법 환경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조직이 청렴성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이나 정책, 통제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느끼며, 비윤리적 행동이 용인되는 경우가 많다고 믿습니다. 또한, 이 유형은 팀 내 또는 공급망에서 비윤리적 행동이 묵인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고,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으니 나도 그렇게 해도 된다”는 태도를 갖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응답자들은 부정행위의 주요 원인으로 관리자나 경영진의 부적절한 리더십 또는 압력을 꼽았습니다. 문제는 부정행위를 처리하는 리더십의 태도에서 나타납니다. 응답자 중 이사회 구성원의 52%는 지난 2년 동안 부정행위를 보고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나, 이들 중 거의 2/3이 보고 과정에서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사회 구성원의 47%와 경영진의 40%가 지난 2년 동안 직원들이 기업의 평판을 훼손시킬 수 있는 부정행위를 목격했으나,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 상당수의 경영진 또한 비윤리적으로 행동할 의향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사회 구성원의 67%는 자신의 경력 발전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비윤리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한 반면, 직원의 경우 25%만이 비윤리적으로 행동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리더십이 행동하지 않더라도 직원들은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 기업은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들의 우려가 단순히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조치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내부고발 또는 ‘Speak-up’ 문화는 부정행위와 비윤리적 행동에 맞서 목소리를 내도록 개인을 독려하는 강력한 도구이며, 부패, 사기, 기타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중요한 안전장치입니다. 미국 공인부정조사관협회(ACFE · Association of Certified Farude Examiners)에 따르면, 모든 부정행위의 43%가 내부고발자의 제보를 통해 밝혀지며, 그 중 절반 이상이 직원들의 제보에 해당합니다.
- 직원들이 부정행위를 목격했을 때 이를 내부에 보고할 수 있는 환경이 없다면, 외부에 신고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4년 초 미국 법무부가 발표한 새로운 내부고발자 파일럿 프로그램은 내부고발자에게 기업의 부정행위 정보를 제공할 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내부고발자 프로그램들은 직원들이 내부 채널을 통해 부정행위를 보고하도록 독려하려는 기업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모든 직원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는 내부고발 시스템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청렴성을 최우선하는 조직의 감소
- 기업이 청렴성 문화를 구축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네 가지로 나뉩니다.
- 청렴성 최우선(Integrity-first) 유형: 경영진이 청렴성에 대한 중요성을 자주 언급하며,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마련합니다. 해당 접근 방식을 취하는 기업은 22%로, 2022년 조사 결과(32%)보다 감소했습니다.
- 정책 중심(Policy-driven) 유형: 기업의 23%(2022년에는 17%)는 경영진이 청렴성을 최우선하지는 않지만, 이를 강화하고 준법 의무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으로 선택적으로 도입했습니다.
- 말과 행동의 격차(Say-do gap) 유형: 경영진이 청렴성에 대해 자주 언급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습니다. 거의 절반(49%)의 기업이 이 유형의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청렴성 비우선(Not a priority) 유형: 5%의 기업은 청렴성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았습니다.
- 2년 전만 해도 약 1/3의 조직이 청렴성 최우선 접근 방식을 취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약 1/4로 감소했습니다. 정책 중심 접근 방식을 취하는 조직이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정책만 구축하면 청렴성을 자주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경계심을 낮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불안정한 경제 환경에서 비즈니스 운영에 집중하면서 청렴성을 후순위로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일수록 청렴을 최우선하는 접근 방식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는 모든 조직이 지향해야 할 기준입니다.
사람 중심, 청렴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을 만드는 네 가지 방법
- 최고 경영진의 리더십 발휘: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접근 방식으로는 청렴성을 구축하거나 유지할 수 없습니다. 조직은 최상위층부터 부정행위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경영진은 윤리적 행동을 촉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실천해야 합니다. 또한, 청렴성과 관련된 정책 및 절차를 준수하고, 부정행위 보고/조사 메커니즘을 수립 및 지원해야 합니다. 말과 행동의 격차를 해소하려면, 경영진이 청렴성을 주창하는 만큼 스스로도 이를 실천해야 합니다.
- 전략 실행을 위한 체계 구축: 체계 없는 전략은 청렴성 프로그램의 효과를 제한합니다. 조직은 명확한 역할과 책임이 정의된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KPI와 핵심행동지표(KBI)를 통해 책임성을 명확히 하며,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해 사일로(silo*)를 허물어 투명성을 바탕으로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조직은 잠재적 부정행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만 묻는 것보다는 부정행위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야 합니다. 청렴성을 중시하는 기업들은 준법 및 평판 리스크 관리를 일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통합하며, 직원들은 조직의 규정과 절차, 동료를 신뢰하는 경향이 더 큽니다.
* 기업 내에 성이나 담을 쌓고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부서를 가리키는 말
- 조직 전반의 청렴성 문화 강화: 준법은 독립적인 지원 기능으로만 간주해서는 안 되며, 운영과 절차에 직접 통합해야 합니다. 전 세계 응답자의 절반이 직원과 경영진의 보상 체계가 부정행위를 처벌하기보다는 청렴성을 장려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즉, KPI와 KBI를 성과 및 보상 체계에 통합해 부정행위를 처벌하기보다는 청렴성을 지킨 직원들에게 보상하는 구조를 마련하여 조직 전반에 청렴성 문화를 확산해야 합니다.
- 인식 제고, 교육 및 소통 강화: 응답자들은 향후 2년 동안 청렴성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인식 제고, 교육 및 소통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전통적인 청렴성 교육과 소통 방식은 현실적인 상황과 요구에 맞게 조정되어야 합니다. 많은 직원들이 준법 관련 지침을 찾기 어려워하거나, 관리자에게 질문하기를 주저하며, 정책과 규제를 모두 이해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따라서 필요할 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거나 직무에 맞는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진의 47%만이 직원들에게 청렴성과 윤리적 행동의 중요성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여 직원들이 청렴성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본 글은 EY의 EY Global Integrity Report 2024를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가 편집 및 번역하여 작성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