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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청렴에 투자하기: ESG 혁명기의 반부패의 역할

세계적인 담론을 다루는 World Economic Forum은 ESG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현대 사회에서 반부패의 역할이 무엇인지 조명하는 페이퍼를 최근 발간하였습니다. BIS팀은 <점차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청렴에 투자하기: ESG 혁명기의 반부패의 역할(Investing in Integrity in an Increasingly Complex World: The Role of Anti-Corruption amid the ESG Revolution)>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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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양한 부패 리스크의 이해 및 관리

부패 및 ESG 리스크

사회책임투자 또는 지속가능투자와 본질적으로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ESG 투자는, 투자 결정을 내릴 때 환경(E), 사회(S) 및 기업지배구조(G) 리스크와 전통적인 재무 리스크를 함께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의 가망성 및 잠재력을 평가하여 투자하는 이러한 총체적인 접근 방식은 투자 영역에서 점점 더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투자 시스템의 목적이 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경제 성과를 개선하는 것이라면, ESG 투자는 효율성과 경제적 개선이 재무지표 너머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정한다.

[부패와 기업지배구조(G)]

ESG 프레임워크 내에서 부패 리스크는 일반적으로 기업구조, 이사회 구성 및 권력 배분과 관련된 기타 요소와 함께 “기업지배구조”(ESG의 “G”)라는 대단히 중요한 범주에 포함된다. 게다가 기업지배구조는 ESG 혁명과 함께 진화하고 있다. 수년간 기업지배구조는 경영진, 주주, 책임성 및 이윤 중심의 개념이었으나, 전 세계의 관심이 기후위기, 팬데믹, 인권 침해 및 기타 ESG 요소로 옮겨가면서 기업지배구조는 점점 더 총체적인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과거의 기업 내부 중심 관점에서 확장되어 수탁자 책임(스튜어드십), 주주 복지, 청렴한 로비 등의 요소와 같은 기업의 대외적 영향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변모한 것이다. 우수한 기업지배구조의 정의가 윤리 및 이해관계자 중심 이슈로 확장됨에 따라 부패 리스크의 중요성 역시 ESG의 “G” 관점에서 증가하였다. 부패는 회사를 법적 리스크 및 부실 경영에 노출시킬 뿐만 아니라 정치 파트너의 청렴성과 주변 지역사회의 복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부패는 관련 환경 및 사회적 요인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부패와 환경(E)]

부패에 의해 시장, 규제 집행 및 입법 과정이 왜곡될 때 사람과 지구 모두 고통을 겪는다.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e)의 2020년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문서상으로 규제가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비효율적이고 변질된 채 시행되어 당초 의도한 환경 보호를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채굴권 부여와 관련하여 공무원이 뇌물을 수수함으로써 보호되어야 할 땅이 개발되곤 한다. 지자체 수준에서는, 기업에 규제요건을 면제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하거나 뒷돈 여부에 따라 법률 집행이 달라지는 등의 형태를 취할 수 있다.”

부패는 또한 기업의 환경영향평가 및 공시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거버넌스 실무 리더인 델핀 가나핀(Delfin Ganapin)은 “환경 범죄와 부패에 맞서 싸우지 않는 한, 자연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와 경제가 그로부터 수혜 받도록 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무산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 및 수질 오염에서부터 환경 악화 및 점점 감소하는 생물 다양성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환경 아젠다의 상위 항목과 부패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 예를 들어, 부패는 삼림 벌채, 과도한 채굴 관행, 야생동물의 불법 포획과 밀매, 생태계를 바꾸는 댐 프로젝트를 촉진했다.

[부패와 인권(S)]

부패로 인해 규제 시행과 인간 복지보다 기업이윤이 우선시된다면 사회적 리스크 역시 악화된다. 부패는 의료, 교육, 깨끗한 물, 주택을 포함한 광범위한 생필품과 필수 서비스에서 돈을 앗아간다. 부패는 기업 이윤이라는 명목 하에 언론의 자유 억압, 토지 약탈, 수질 오염, 지역사회 지도자 살해 등을 정부가 묵인하거나 심지어 이에 가담하도록 할 수 있다. 비정부기구인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는 2019년에 살해된 토지∙환경 보호 운동가의 수를 집계한 2020년 보고서에서 “세계 최악의 환경 및 인권 침해”의 대부분은 “글로벌 정치 및 경제 시스템에 존재하는 부패”에 기인한 것임을 밝혔다. 나아가 부패는 정치적 정당성을 약화시키고 투자를 위축시키며 시장을 왜곡하고 중요한 공공 서비스를 저해함으로써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글로벌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청렴, 전략적이고 지속가능한 투자의 근간

기업 청렴성은 보다 넓은 시각에서 ESG 및 지속가능한 투자의 기본 요소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는 ESG 의제를 실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자 기본이다. 부패는 ESG 우선순위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ESG 관리 및 보고를 왜곡시킬 수도 있다. ESG 공시 요건의 생소함과 많은 ESG 지표의 질적 특성으로 인해 이러한 리스크는 악화되며, 이로 인해 제3자 검증 또한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 따라서 부패 리스크에 대한 적절한 고려없이 투자자의 ESG 또는 재무 목표가 달성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2. ESG 프레임워크의 현주소

부패 및 ESG 정보공시 프레임워크 – 부패와 관련된 뒤섞인 메시지

ESG 정보공시 프레임워크는 ESG 리스크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기존 투자자 의사 결정 프레임워크에 ESG를 통합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며, 전에는 측정할 수 없었던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지표를 추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투자의 미래에 확실하게 기여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ESG 정보공개 프레임워크는 ESG 투자와 부패 리스크의 역할 모두에 대하여 혼란을 야기한다. 이러한 프레임워크는 “ESG를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널리 받아들여진 프레임으로서, ESG 투자 영역에서 부패 문제와 관련된 상당한 사각 지대를 만들 위험이 있다.

[일관성 없는 프레임워크]

부패는 다양한 ESG 정보공시 프레임워크 내 일관되지 않게 반영되어 있다. 대부분의 프레임워크는 부패 리스크를 “지배구조” 하에 분류하지만, 일부는 “경제적” 고려사항 또는 ESG 우선순위와 구별되는 선택적 지표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는 금융서비스 부문이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18개의 핵심 지표를 규정한다. 18개 지표는 부패 리스크와 대략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두 가지 지표, 유엔글로벌콤팩트 10대 원칙과 OECD 다국적기업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위반 또는 준수 미흡을 포함한다. 그러나 반부패 및 뇌물방지 정책, 해당 정책 위반에 대한 대응, 반부패법 또는 뇌물방지법 위반에 대한 유죄판결과 같은 명백한 부패 리스크 지표는 선택 사항으로 남겨졌다. 유엔글로벌콤팩트 10대 원칙과 OECD 다국적기업을 위한 가이드라인 모두 부패 문제를 다루기에, 부패 리스크가 의무 및 선택 보고사항으로 거의 확실히 포함되지만, 그럼에도 명확하고 구체적인 부패 리스크는 선택 보고사항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일관성 없는 부패 리스크 프레임은 투자자, 신용평가사 및 피투자기업들이 공시된 ESG 정보를 부수적인 고려사항으로 여기도록 오도할 수 있다.

[일관성 없는 보고 권고사항]

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 표준에 의해 제시된 산업별 ESG 보고 프레임워크에는 전체 산업이 부패 관련 보고 권고에서 제외된다. (생략) 어떠한 산업도 부패 리스크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서, 현재 권고사항에 불과한 레드플래그(경고 징후)는 기업과 투자자로 하여금 부패 리스크가 보편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도록 할 수 있다. 나아가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가 부패 취약산업으로 표시한 산업들을 대상으로 권고한 부패 관련 지표는 산업별로 상이하며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불일치가 존재한다. 물론 부문별 보고 지침을 수용하는 것은 상당한 가치가 있지만, 지금과 같이 기업 청렴 및 반부패 정책·관행·성과를 설명하기 위한 파편화된 접근방식은 의도치 않게 현 상태에 안주하게 하거나 다양한 부패 리스크에 취약한 여러 산업 내에서 사각지대를 낳을 수 있다.

[ESG 중 환경(E)에의 과도한 치중]

ESG의 “E”는 부패를 포함하여 똑같이 중요한 다른 요소를 희생시키면서 ESG 프레임워크에서 결국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상기한 비일관성과 모호성의 대부분은 ESG에서 “G”가 항상 최우선 순위는 아니라는 사실의 방증일 수 있다. ESG 흐름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적 모멘텀과 함께 강화되었다. 인권 또는 사회적 문제가 최근 규제 기관과 국제기구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지만, 지배구조 리스크 뒤에는 그와 비교할 만한 추진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는 기후 문제에 대한 강조를 분명히 인정하며, 심지어는 환경친화적인 정도에 기반한 계단식 투자등급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프레임워크는 “ESG”로 마케팅되고 강조되기에 “사회(S)”, 더욱 시급하게는 “지배구조(G)” 관련 지표를 함께 개발하고 자원을 동원해야 하는 긴급한 필요성이 무시될 위험이 있다.


3. 행동을 위한 제언

내부 서약, 프로세스, 정책 및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 청렴성을 우선순위로 지정한다

기업 재무를 모니터링하는 주요 행위자들인 기관 자산 소유자, 투자 매니저, 평가 기관, ESG 데이터 공급자, 규제기관 및 초국가적 표준의 제정 기관을 포함한 투자 영역 내 모든 행위자들은 자신의 서약, 프로세스, 정책 및 인센티브에 따라 기업 청렴성을 우선시해야 한다. 이는 이러한 기관들 스스로 우수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더 넓은 정의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수한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정의할 때 기업 구조 및 이사회 구성과 같은 전통적 고려사항을 기반으로 확장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을 중심에 두어야한다. 피투자대상에 ESG 표준을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ESG 표준에 따라 자본을 평가, 집행 및 할당하는 사람이 ESG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기관의 청렴성은 ESG 서약의 시험대이다. ESG 표준 및 도구를 신속하게 개발하여 지속가능성이 명목상으로만 촉진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촉진되도록 하기 위해 투자자 영역의 행위자는 청렴성, 투명성, 책임성을 자신의 공개적 서약, 의사결정 프로세스, 내부 인센티브, 고용 관행, 로비 활동, 조직문화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 지배구조의 기타 영역에 내재화해야한다. 기관은 또한 정책 집행 및 관행 업데이트를 위해, 기관 청렴성을 위협할 수 있는 ESG 워싱 사례 및 진정성없이 규제가 요구하는 최소사항만을 이행하는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한다. 나아가 이사회 및 기타 리더십에는 반부패 분야에 정통한 사람, 즉 용어나 레드플래그(경고 징후) 및 모범 사례를 알고 있으며 부패 리스크와 기타 ESG 관련 리스크를 “연결”지을 수 있는 사람이 포함되어야 한다. 요약하자면, 내부 우선순위는 투자자들이 점점 더 피투자대상에게 기대하는 강력한 ESG 약속과 일치해야한다.

기업 청렴성은 또한 피투자대상을 상대하는 모든 이니셔티브 내에서 우선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반부패 지표는 투자 매니저의 스튜어드십 노력, 상품 및 서비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ESG 평가 기관, ESG 데이터 공급자 및 ESG 표준 제정 기관 역시 ESG 지표가 기업의 부패 리스크 및 취약성을 유의미하게 포착하는지를 비판적으로 평가해야한다. 기업 청렴성과 관련된 ESG 요소를 촉구하고 그 성과를 제고한다면 ESG 투자와 재무적 지속가능성에 관한 근본적인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ESG 보고 및 평가 프레임워크에 부패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포함한다

부패 리스크는 ESG 보고 및 평가 프레임워크에 일관성 있고 포괄적이며 표준화된 방식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부패는 또한 전 세계 모든 산업과 지역에 걸쳐 한결같이 적용되는 지배구조 리스크가 되어야 한다. 기업의 ESG 보고 및 등급 프레임워크는 ESG 포트폴리오의 작성, 투자 자본의 분배, 그리고 기업의 ESG 성과에 대한 인식에 있어 기초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ESG 투자가 그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ESG 보고 및 공시 프레임워크의 기초가 되는 지표의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다. 국제지속가능성표준위원회(ISSB)가 공시 표준 초안을 작성하고 있음에 따라, 이러한 고려사항은 특히 중요하다.

  • 신뢰할만한 제3자를 통한 공시 검증
  • 과정, 시행, 예방을 포함하기 위한 ESG 지표 확장
  • 뉘앙스 포함 (‘왜(Why)’에 대한 질문 및 세부 정보 추가)
  • 전 세계 모든 산업에 걸쳐 핵심 지표 및 공시 요구사항 표준화

청렴을 ESG의 핵심으로 만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

기후변화와 불평등과 같이 기업의 부패는 전 세계 국가들을 괴롭히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시스템 차원의 문제이다. ESG 아젠다와 그 저변의 지속가능발전목표에는 기업의 관심, 자원, 그리고 투명성이 요구되며, 기업 청렴성 없이는 그 어느 것도 보장되지 않는다. (생략) 기업 청렴성을 위해 노력을 총동원하는 것은 각 행위자의 비용을 감소시키고 동시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생략) 특히 ESG 투자가 널리 제안되고 규제되며 심지어 의무화된 투자 방식으로 굳어지기 시작하면서, 투자 영역 내 모든 행위자는 기업 청렴성이 ESG 혁명의 핵심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글은 세계지식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발간한 <Investing in Integrity in an Increasingly Complex World: The Role of Anti-Corruption amid the ESG Revolution – Community Paper (June 2022)>을 UNGC 한국협회에서 발췌 번역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인용 시 원문 출처 및 Business Integrity Society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